D-65 첫 인사발령을 알리는 전화를 받은 날, 생각지도 못한 카톡을 받았다. 내가 발령받은 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언니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우리는 일면식도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연락이 더욱 고마웠다. 언니는 나와 같은 시험을 쳤지만, 성적이 좋아 먼저 발령을 받았는데 언니도 시험 동기인 내가 같은 과로 발령난 것이 반가웠던 모양이었다. 언니 덕분에 첫 출근도 전에 듬직한 선배가 생겼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는 말에, 제일 처음 한 질문은. 「후드티 입어도 돼요?」 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에게는 정장이라곤 면접용 검은 정장 하나 뿐이었다. 옷장에는 후드티나 남방류의 편안한 옷들만 가득했고 나는 뭘 입고 출근해야할지 막막했기에 그게 정말 절실하게 궁금했다. 언니는 조금 당황하는 듯하더니, 후드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