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백수 1일 차. 퇴사 일기의 마지막 이야기다. 아직은 아무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간까지 푹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일하는 꿈을 꾸다 7시에 눈을 떴다. 출근하기 싫어 몸부림치던 아침은 이미 잊어버리고,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억지로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 9시쯤 일어나 명상과 요가로 상큼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간단히 고구마로 아침을 때우고, 어제 못 본 성시경의 영상들을 보며 이루고 싶은 일 100번 쓰기를 했다. 50번밖에 쓰지 못했는데 어느새 점심시간이었다. 백수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짜파게티를 끓여 엄마 아빠와 둘러앉아 먹었다. 앞으로 나의 점심은 이렇게 소박하지만 편안하겠구나. 그 순간 또 한 번 내가 백수라는 게 실감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