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7 내가 공무원 합격 통보를 받은 날, 엄마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딸이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이상 딸이 골방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느끼는 기쁨이었다. 엄마는 그렇게 나의 자유를 바랐던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퇴사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가족들은 지금의 내 상태보다 그만둔 뒤의 내 상태를 더 걱정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퇴사소식을 들었을 때, 그만두고 "뭘 할 건지"가 아니라 "뭘 해서 먹고 살 건지"를 궁금해했다. 결국 먹고 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가족들은 크게 안도했다. 두 번째로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는 부모님 앞에서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말대신 몸으로 격렬하게 퇴사를 외쳤다. 잔뜩 찌푸린 얼굴, 뚝 떨어진 입맛, 깊어지는 한숨, 자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