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 나의 퇴사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질문이 있다. "그만두고 뭐할 건지 물어봐도 돼?" 꿈이 열가지도 넘는 사람인지라 그걸 다 말할 순 없고, 그중에서 가장 되고 싶은 드라마 작가와 번역가 정도를 말한다. "원래부터 드라마작가가 꿈이었고,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출판 번역도 해보고 싶어요." 수십 번을 말했지만 말할 때마다 참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다. 차라리 카페를 차린다고 말하는 게 더 현실적이고 현명해 보였을 텐데. 다행히도 내가 글을 얼마나 잘 쓰는지 같은 건 대부분 궁금해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진심으로 내 글을 보고 싶다고 덤벼들었다면 그다음부터는 작가의 작자도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남들이 퇴사 하고 뭐하는지 궁금해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들어보고 벤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