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2 그만두기로 결정한 후로 벌써 세 개의 청첩장을 받았다. 첫 번째는, 내가 맡고 있는 단체의 임원의 아들의 결혼식이었다. 엄마 친구 아들보다 더 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결혼식이지만 나는 가야했다. 왜냐. 저 윗분들을 대신해 전달해야할 축의금 봉투가 꽤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그만두는 것이 아닌 탓에 나도 내 이름으로 축의금을 전달했다. 그래야 남은 회사생활이 편하기도 했고, 그동안 나에게 마음 써주신 것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뷔페라도 먹고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시국이 시국인만큼 조용히 축의금 봉투만 전달하고 돌아왔다. 두 번째는, 같은 업무를 하며 서로에게 큰 도움을 주고 받았던 옛 동료의 결혼식이었다. 지금은 다른 기관으로 전출을 가는 바람에 같은 곳에서 일하지 않지만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