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2 나는 바퀴 달린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해 지독한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겨우겨우 자전거를 배우긴 했지만, 30년 가까운 경력이 무색하게 평지에서 조깅하는 속도로 탈 수 있을 뿐 조금이라도 경사진 곳이 나오면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허접한 실력이다. 그래서 내가 평생 동안 운전을 하지 못할 줄 알았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를 내 손으로 모는 일은 죽을 각오를 한 뒤에나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장에 다니다 보니 웬걸. 원거리 출장도 잦고, 짐을 옮길 일도 많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힘든 상황이 자꾸 생기는 게 아닌가. 출퇴근이야 남들보다 좀 일찍 나오고 여름엔 덥게, 겨울엔 춥게 걷고 뛰며 서러워하면 그만이지만 출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