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드라마 / 2014. 4. 17.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12분
만든 사람들
감독/각본 이수진
평점
다음 8.9
IMDB 7.3
Rotten Tomato 83%
등장인물
한공주(천우희) 재혼한 엄마, 멀리 일하러 간 아빠. 외로울 때마다 공주는 음악으로 위로받는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던 17살 소녀는 어느 날 갑자기 집단성폭행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은희(정인선) 학교에서 아카펠라 활동을 하고 있는 밝고 명랑한 소녀의 표본. 어둡고 까칠하지만 이상하게 공주가 좋다.
김소영(전화옥) 공주의 절친. 공주와 함께 집단성폭행의 피해자가 된 후 자살한다.
이영란(조여사) 전학 후 갈 곳 없는 공주와 함께 산다. 처음엔 공주가 귀찮기만 했는데 볼수록 괜찮은 아이 같다.
줄거리
음악을 사랑하는 17살 소녀 공주. 엄마는 재혼하고 아빠는 멀리 일하러 가는 바람에 혼자 지낸다. 어쩌다 부모님 없는 공주의 집이 나쁜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리고, 괴롭힘 당하는 친구의 편을 들다 공주는 집단성폭행의 피해자가 된다. 공주의 담임은 공주의 신상이 알려질 것을 걱정해 공주를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고 자신의 엄마의 집에 공주를 맡긴다.
공주는 새로운 학교에서 은희라는 좋은 친구를 만난다. 은희와 친구들의 응원 덕분에 공주는 음악을 계속해나갈 힘을 얻고, 조금씩 웃음을 찾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가해자의 부모들이 공주의 학교에 들이닥친다.
감상
한공주는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신인배우였던 천우희에게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밀양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많은 화제가 되었고,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 이후 피해자의 삶에 집중한다.
이 영화에 쏟아지는 폭발적인 반응 때문에라도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미뤄왔던 이유는 보고 나서의 우울감을 견디기 힘들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영화는 어두운 면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괴물 같은 가해자와 양심 없는 가족들,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어른들. 그 안에서 절망하고 있는 공주의 앞에 은희가 나타난다. 아무런 이유 없이 공주를 좋아하고, 어둡기만 한 공주의 삶에 빛을 비춰줄 수 있는 엄청난 존재. 공주가 은희와 함께 있을 때만은 평범한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나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뉴스를 틀면 매일 끔찍한 사건들이 쏟아지는 이 무서운 세상에도 아직 빛나는 것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다.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은희에 대한 고마움을 양분 삼아 나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공주는 전학을 온 후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수영이 공주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알 수 있다.
다시 시작해보고 싶을까봐.
내 맘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피해자가 되는 것은 결코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그 후의 삶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감히 피해자의 마음을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만, 부디 이 영화를 보고 모두가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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