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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퇴사일기] 퇴사를 앞두고 적어보는 좋은 점

D-75 퇴사라는 선택에 확신이 없을 때, 퇴사를 했을 때의 장점을 써본 적이 있다. 1. 돈이 되는 모든 일을 해볼 수 있다 : 월급 외의 수익을 창출할 수 없어 무척 답답했다. 2. 내 생활 패턴을 구속 받지 않는다 : 배가 고파도 점심시간 전에는 밥을 먹을 수 없고, 다음 날 출근이 걱정돼 밤 12시면 잠을 자야했다. 3. 절차보다 효율성을 우선할 수 있다 : 해본 사람은 더 알겠지만 공무원이 하는 일들은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더 쉽게 할 수 있거나, 충분히 생략해도 되는 것들을 법이나 절차 때문에 복잡하게 처리해야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4.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여 성과를 낼 수 있다 : 지금까지 하기 싫은 일에 몰두해왔다. 앞으로 내 삶이 60년은 남았대도, 다 하지 못할 만큼 하고 싶은 ..

퇴사일기 2021.04.16

[공무원 퇴사일기] 퇴사하려고 하는데요

D-76 퇴사를 말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수능을 치르자마자 나는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열 가지도 넘는 아르바이트를 해보며 그만두는 데 도가 트였다고 생각할 법도 했지만,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모든 순간 나는 망설였고, 미안했다. 5년 넘게 일주일에 다섯번, 가끔은 일곱번도 드나들던 이 곳을 떠나는 일은 결심부터 쉽지 않았다. 이미 한 번 퇴사를 번복한 적이 있었기에, 더 큰 확신이 필요했다. 확신이 생긴 후에는 망설일 것이 없었다. 망설이다가는 또 이대로 멈춰버릴 것 같았다. 보통 퇴사 통보는 퇴사하기 한 달 전에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지만, 나는 도저히 내 자리를 비워둔 채 떠날 수는 없었다. 갑자기 퇴사를 하거나, 휴직을 해버리는 바람에 남은 사람들이 고스란히 그 업무를 떠안는 모습을 자..

퇴사일기 2021.04.15

[공무원 퇴사일기] 딸의 퇴사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D-77 내가 공무원 합격 통보를 받은 날, 엄마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딸이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이상 딸이 골방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느끼는 기쁨이었다. 엄마는 그렇게 나의 자유를 바랐던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퇴사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가족들은 지금의 내 상태보다 그만둔 뒤의 내 상태를 더 걱정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퇴사소식을 들었을 때, 그만두고 "뭘 할 건지"가 아니라 "뭘 해서 먹고 살 건지"를 궁금해했다. 결국 먹고 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가족들은 크게 안도했다. 두 번째로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는 부모님 앞에서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말대신 몸으로 격렬하게 퇴사를 외쳤다. 잔뜩 찌푸린 얼굴, 뚝 떨어진 입맛, 깊어지는 한숨, 자꾸만 ..

퇴사일기 2021.04.14

[공무원 퇴사일기] 두 번째 퇴사통보

D-78 1년 반 전, 가을. 나는 더이상 이 곳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직속 상사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국 그만두지 못하고 1년 반을 더 여기에 머물렀다. 합리화를 위한 여러가지 핑계들 중 나를 가장 두렵게 했던 것은 가난해지는 것이었다. 돈없이는 좋은 딸이, 독립적인 여자친구가, 멋진 이모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퇴사를 번복할 만큼 심각한 공포였다. 그렇게 퇴사를 포기한 후 1년 6개월동안, 나의 머릿속에서는 퇴사라는 두글자가 단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다. 수입이 나올 구멍을 만든 후에 안정적인 퇴사를 하는 것을 목표로 나는 퇴근 후에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했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특수한 직군에 있으면서, 수입이 나올 구멍을 만..

퇴사일기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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