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공무원 퇴사일기] 사주를 너무 믿으면 안 되지만

수트레스 2021. 6. 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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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주에는 물이 많아 귀가 얇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주풀이를 들으면 꽤나 진지하게 믿는 편이다.

지금까지 다섯 번 정도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매번 혼란스럽기만 했다. 누구는 내가 국가의 녹을 먹을 팔자라고 했고, 누구는 흘러가는 물이라 가두면 썩는다고 했다. 한 사람의 사주가 이렇게까지 반대일 수 있을까.

사직서 제출을 코앞에 두니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남의 말을 믿어보고 싶었다. 이번에도 국가의 녹을 먹을 팔자라는 말을 들었다면, 퇴사를 한 번 더 고민해보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커다란 강물이란다. 그래서 억지로 힘들게 만들지 않아도 회사에 매여있는 것 만으로도 스스로 괴로웠던 모양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다 하며 살아도 된다는 말도 반가웠지만, 4년 뒤부터 무려 20년 간 재물이 마구 들어온다는 말이 아무래도 가장 솔깃했다. 꿈을 위해 떠나지만 돈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어쨌든 나를 먹여 살릴 밥과 그 밥을 살 돈이 있어야 살아서 꿈도 꾸고 꿈을 이루는 거 아니겠나.

어제 우연히 혜리가 최연소 유니셰프 아너스클럽 회원이라는 기사를 봤다. 1억 이상을 후원하면 고액 후원자 모임인 아너스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그 기사를 보고 나니 문득 아너스클럽에 가입하고 싶은 욕망이 불타올랐다.

그 욕망이 운명이라고 말하듯, 사주에 언젠가는 내가 봉사를 하며 살게 될 거라고 나왔다. 꿈을 이루고, 그로 인해 부를 쌓고, 그 부를 나누며 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삶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쏙 드는 사주다.

절대 변하지 않고 항상 나의 길을 응원하는 친구가 생긴 기분이다. 사주를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 되지만, 이 말 하나만은 가슴에 새기고 살아갈 것이다.

"절대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마라. 너의 주관을 지키면 분명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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