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공무원 퇴사일기] 주식으로 대박날 예정입니다

수트레스 2021. 6. 1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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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에 당첨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그럼 주식 대박 났어요?"

아니라고 말하기도 이제 지겨워서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다.

"아직은 아닌데, 대박 날 예정입니다."

내 대답을 들은 사람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완전히 근거 없는 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창 주식 열풍이 불었던 작년 초에 친구들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했는데, 이 주식이란 것이 알면 알수록 엄청난 기대를 품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주식으로 비교적 쉽게 수익을 얻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아마 나처럼 주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만큼 두려움도 자연히 따라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인으로 몇십 억을 벌어서 퇴사한 사람들에 대한 소문이 제법 들려오더니 어느 순간 코인의 코자도 꺼내지 않는 암흑기가 와버렸지 않나. 이런 위기가 주식시장에 찾아왔을 때 과연 나는, 백수 주제에 주식투자에 너무 깊이 발을 담가버린 나는 요동치는 주가에 제정신을 내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두려움 때문에 기회를 놓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조금 미친 걸지도 모르지만 이러다 가진 돈을 다 잃는다고 해도 거기서 분명 배울 것이 있을 것만 같다. 나라는 인간은 도무지 안전한 것들을 택할 수 없는 사람인가 보다. 인생은 모 아니면 도. 단번에 모가 나오면 완전 대박, 도가 나오면 한 칸씩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평소에 심각할 정도로 뉴스를 보지 않아서인지 정치, 경제, 사회에 두루 어두운 편인데 모가 나올 확률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이제 햇볕을 많이 쐬어야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형체조차 없는 계획일 뿐이지만, 블로그를 하나 더 개설해서 경제공부를 하는 과정을 남겨두려고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주식으로 대박이 난 후에 그 블로그를 다시 보면서 나의 노력들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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