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공무원 퇴사일기] 근로자의 날이 토요일이라니

수트레스 2021. 5. 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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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처음으로 근로자의 날이 주말과 겹쳤다. 즉, 근로자의 날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

지난 4년 동안, 5월 1일마다 공무원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한탄하며 하루를 보냈었다. 그래도 몇 년 전부터는 우리가 불쌍했는지, 구청에서 자체적으로 특별휴가 1일을 부여해 남들 다 노는데 일하는 서러움을 단번에 덜어주었다. 그런데 올해는 근로자의 날이 토요일인 바람에 깔끔하게 출근도, 특별휴가도 없다. 그래도 어쨌든 쉬니까 좋긴 좋다.

하지만 극심한 빨간 날 가뭄을 겪고 있는 2021년에, 근로자의 날마저 토요일이라니 여럿 뒷목 잡을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토요일이 아니었다면 나는 출근했을 테지만, 그래도 절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쉬는 것이 나라 전체의 행복도를 높이는 데는 더 나았을 것이다.

퇴사를 하고나면, 다시는 출퇴근을 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 몸상태와는 상관없이 아침 일찍 기상, 똑같은 시간에 지하철 탑승, 정해진 시간에 점심식사, 야근은 옵션이지만 일이 없는 날에도 조기 퇴근 절대 불가. 회사생활이라는 거,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의 모든 직장인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앞으로의 나는 근로자의 날도, 빨간 날도 모른 채 살아갈 것이다. 주말 잘 보내라는 덕담도 나와는 먼 일이 될 것이고. 과연 나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게 될까, 월화수토일일일로 살게 될까? 어떤 쪽이든 행복하게 일하고, 행복하게 쉬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근로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충분한 존중을 받으며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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