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사일기] 뜻밖의 연가 F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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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직 공무원은 재직기간에 따라 최소 11개, 최대 21개의 연가를 부여받는다.

재직기간	연가일수
1개월 이상 ~ 1년 미만	11일
1년 이상 ~ 2년 미만	12일
2년 이상 ~ 3년 미만	14일
3년 이상 ~ 4년 미만	15일
4년 이상 ~ 5년 미만	17일
5년 이상 ~ 6년 미만	20일
6년 이상	21일

여기에 전년도에 병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연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최대 20일까지 지급되는 연가보상비를 받고도 연가가 남은 경우에 각각 1일씩의 연가를 더 지급받을 수 있다.

5년 이상 ~ 6년 미만에 해당하는 나의 경우, 2020년에 병가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 21일의 연가를 받았다. 6월까지 근무를 하게 되면 여기서 실제 근무한 개월 수에 비례하여 연가를 사용할 수 있다. 계산식은 이렇다.

6개월 (해당 연도 중 사실상 직무에 종사한 기간) / 12개월 × 21일(해당 연도 연가일수) = 10.5일

여기서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하면 결론적으로 11일이 된다.
지난 5개월동안 내가 쓴 연가는 총 1일+3시간, 고로 남은 연가는 9일+5시간. 어마어마하게 남았다.

이 아까운 연가를 다 쓰지 못하고 퇴사를 하는 것은 5년 이상, 6년 미만에 속하기 위해 애썼던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나는 연가 Flex를 하게 되었다. 보통은 퇴사일 이전에 연가 몰아 쓰기 전법을 쓰지만, 군데군데 중요한 일정이 잡혀있는 바람에 그 작전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주 4일제를 넘어 주 3일제까지 체험해볼 수 있다. 살면서 언제 또 이런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이번 생에 다시 휴가라는 것을 받아볼 일은 없을 텐데 말이다.

나의 하루들은 나의 선택에 따라, 야근까지 해야하는 고된 평일이 될 수도 하루 종일 침대에 누운 채 보내는 게으른 일요일이 될 수도 있다.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으로 평일로 살기를 선택해야하는 삶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월요병을 이기고 출근길에 나서는 것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은 더 견딜 만한 어려움을 선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주어진 내 생에 가장 풍요로운 휴가를 만끽하며, 다가올 나와의 전쟁을 단단히 준비해야겠다.